
암 치료 중 근육이 줄고 체력이 떨어지면 근력운동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한편에서는 “운동하면 활성산소가 많이 생겨 암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오히려 해가 되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현재 근거로는 운동 중 활성산소가 생성된다는 이유만으로 암 환자에게 근력운동을 피하라고 권하기 어렵다. 실제 임상연구와 운동 지침은 환자 상태에 맞춘 운동이 피로와 근력 저하, 신체기능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활성산소는 무조건 나쁜 물질일까…양과 상황에 따라 역할 달라
활성산소는 세포가 에너지를 사용하는 과정 등에서 만들어진다. 과도한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 손상과 관련될 수 있지만, 활성산소가 생성되는 모든 상황이 해롭다는 뜻은 아니다. 일부는 세포의 반응과 적응을 조절하는 신호로도 작용한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운동 연구에서는 운동에 따른 산화 스트레스가 체내 항산화 방어 반응과 대사 적응에 관여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다만 이를 암 환자의 종양 반응이나 생존 효과로 그대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PMC
따라서 ‘운동하면 활성산소가 생긴다’는 설명과 ‘그 운동이 환자의 암을 악화시킨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 암 환자에게 운동이 유익한지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확인한 효과와 안전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근력운동의 확인된 이점…일상생활을 지탱하는 힘 유지
암 치료 중 근력운동의 목적은 무거운 기구를 들거나 몸을 크게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의자에서 일어나고 계단을 오르며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힘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치료 중·후 적절한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이 암 관련 피로를 줄이고 신체기능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안내한다. NCI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의 2022년 지침도 완치를 목표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성인 암 환자에게 치료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유산소·근력운동을 권고했다. 다만 이 권고를 모든 병기와 전신상태에 동일한 운동량을 적용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걷고 있다면 근력운동도 필요할까…서로 보완하는 활동
걷기는 활동량과 심폐체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근력운동은 근육이 저항을 이겨내도록 자극하는 활동으로, 걷기와 함께 개인 상태에 맞춰 구성할 수 있다.
미국암협회(ACS)는 근육 강화 활동의 예로 가벼운 무게와 운동밴드, 체중을 이용하는 동작 등을 제시한다. 다만 치료 중에는 평소 하던 운동도 강도를 낮추거나 양을 줄여야 할 수 있다. American Cancer Society
운동이 가능한 상태라면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기나 가벼운 밴드 운동 등을 시작점으로 검토할 수 있다. 수술 부위와 관절 상태, 균형 능력에 따라 적합한 동작이 달라지므로 처음부터 정해진 횟수를 채우기보다 안전한 자세와 부담 정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주 2회’도 출발선은 아냐…치료 중에는 몸 상태에 맞춰
ACS는 장기적인 활동 목표에 근력운동 주 2일 이상을 포함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환자가 곧바로 그 목표를 채워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적은 양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늘리는 접근이 필요하다. American Cancer Society
ASCO 지침 설명 역시 적극적인 치료 중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세부 운동 강도·시간·빈도를 정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힌다. 치료 부작용이나 동반질환으로 기능 제한이 있다면 감독하의 운동이나 암 재활이 필요할 수 있다. JCO Oncology Practice
남에게 가벼운 운동이 자신에게는 고강도일 수 있다. 운동하는 날의 컨디션뿐 아니라 이후 피로와 통증,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 조정해야 한다.
뼈전이가 있다면…병변 위치와 안정성부터 확인
뼈전이가 있다고 모든 움직임을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병변이 있는 뼈에 큰 하중이나 충격을 주는 운동은 주의해야 한다.
국제 전문가 합의문은 뼈전이 환자의 운동 전 골격 합병증 위험을 평가하고, 병변 위치와 상태를 고려해 동작을 조절하도록 권고한다. 자세와 움직임을 통제하고 반응을 관찰하며 운동계획을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JCO Oncology Practice
새로운 뼈 통증이 생겼거나 특정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진다면 참고 반복하기보다 평가받아야 한다. 척추나 골반·대퇴골 등 병변 위치에 따라 피해야 할 동작이 달라질 수 있다.
혈액수치 저하·수술 직후…운동 종류와 장소도 조정
혈소판이 낮으면 출혈과 부상 위험을 고려해야 하고, 빈혈이 있으면 운동 시 숨참과 피로가 심해질 수 있다. 백혈구나 호중구가 낮아 감염 위험이 높다면 공용 운동시설 이용도 조정해야 한다. 수치에 따른 구체적인 제한은 치료팀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bccancer.bc.ca
복부수술 직후이거나 장루·탈장이 있는 경우에도 복압이 크게 올라가는 동작과 무거운 중량 운동의 시작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손발 저림과 균형 저하가 있다면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대를 활용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근력운동은 치료를 돕는 방법…암을 없애는 운동으로 과장하지 말아야
운동이 피로와 기능 저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과, 특정 근력운동이 암을 직접 줄이거나 재발을 막는다는 주장은 별개다. 근력운동만의 항암 효과를 단정하거나 치료를 대신할 수 있다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활성산소에 대한 막연한 걱정 때문에 가능한 활동까지 모두 피할 필요도 없다. 운동 중 흉통이나 심한 호흡곤란, 어지럼, 새로운 통증 등이 생기면 중단하고 평가받되, 안정적인 상태에서는 자신의 치료 단계에 맞는 활동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암 환자의 근력운동은 ‘무조건 해야 한다’거나 ‘활성산소 때문에 피해야 한다’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몸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한 범위에서 근육과 생활 기능을 지키는 방향으로 계획해야 한다.
자료: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암 치료 중 운동 지침,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신체활동 안내, 미국암협회(ACS) 암 생존자 운동 안내, 뼈전이 환자 운동 국제 전문가 합의문, Ristow 등(PNAS, 2009) 운동과 산화 스트레스 연구.




